2021년 사순시기 삼양선교본당 솔샘공동체 방문

+찬미 예수님!

     2021년 사순기간동안 어려운 이웃들이 계신 곳을 찾아 반포카리타스의 발걸음이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삼양선교본당에서 운영하는 솔샘공동체와 강북 평화의집입니다. 2018년부터 3년째 이곳을 지키고 계시는 강현우 마르티노신부님께서 2년전 방문했던 반포카리타스를 기억하시고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현재 서울대교구에 있는 5곳의 선교본당과 그 설립 목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금호선교본당 방문 이야기 (https://banpo.or.kr/cp/18737)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찾아간 화요일은 공교롭게도 강북평화의집에서 인근지역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께 나누어드릴 반찬을 준비하는 날이었는데,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어 반포본당 공동체를 위한 미사를 봉헌해 주시어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반포성당 공동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시는 강현우 마르티노 신부님

미사중 강론에서 강현우신부님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최신 회칙 Fratelli Tutti(모든 형제들)에서 여러 부분을 발췌하시어 코로나19 시대에 우리가 실천해야 할 이웃사랑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는데, 특히 현대 사회의 심각한 병폐중 하나인 “쓰고 버리는 문화“가 인간 자신, 그 중에서도 특히 힘없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사회가 노인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설사 돌봄이 이루어 진다 하더라도 돈을 지불하고 상업적인 서비스를 제공 할 뿐 가족이나 친지들이 직접 찾아가서 사랑과 관심을 나누지 않는 한 이 노인들은 쓰고 버려지는 물건과 별로 다를 것이 없는 처지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바쁘고 각박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삼양선교본당에서는 평화의 집을 중심으로 하는 반찬나누기와 진료 서비스(코로나 19로 임시 중단상태), 그리고 이웃에 있는 ‘삼양주민연대’와의 협력을 통해서 이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고 있었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 신부님을 따라 선교본당에서 운영하는 공동체 시설들을 차례대로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매주 화요일 반찬나눔을 위한 음식준비가 이루어지는 평화의집을 가 보았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에서 파견되신 두 분의 수녀님께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만드신 반찬이 일주일에 한 번 약 30여 가구에 배달되며, 이 중 두 가구는 강현우 신부님이 배달 담당이시라고 합니다.

작지만 정갈한 강북평화의집 부엌에서 반포본당 양인원 율리아나님과 강현우 마르티노 신부님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이 평화의 집에서 매 주 토요일마다 시내 3개 의과대학(서울대, 한양대, 고대)의 학생들이 자원봉사를 나와서 진료봉사도 했었지만 지금은 안타깝게도 중단된 상태입니다. 찾아오는 환자가 많을 때는 70명까지도 되었다고 하는데,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에게 그 빈 자리가 상당히 클 것 같습니다. 

     평화의 집을 통한 노인 돌봄과 병행하여 삼양선교본당은 인근에 있는 (사단법인)삼양주민연대와 협력으로 매우 독특한 노인복지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노노(=인이 인을) 돌봄”운동입니다. 경제활동을 하는 젊은이들보다 시간여유가 많으신 노인들이 직접 삼양동 인근의 혼자사는 어르신들을 찾아 친구되어주기 네트워크를 맺고 건전한 여가활동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최근 도움을 받는 입장이던 할머니 한 분이 이 프로그램을 통하여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고 자원봉사자가 되신 것이 가장 기쁜 성공사례라고 합니다. ‘친구들’이 모여 함께 소풍도 가고 연극공연도 하고, 정기적으로 선교본당 성전에서 ‘밥상’이라고 부르는 합동식사도 하며 즐겁게 지내셨다는데, 이 활동들 역시도 코로나19로 인하여 지금은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합니다. 아무튼 어디를 가든지 코로나19의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닌듯 합니다.

노노돌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반포 카리타스 회원들.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양주민연대’ 사무장님, 안현선 안젤라님, 강현우 마르티노 신부님, 황수연 안젤라 사회사목분과장, 그리고 친구 봉사자 할머니 두 분과 뒷모습이 보이시는 양인원 율리아나님)

     노노돌봄의 활동 중 특이한 것은 주제를 정하여 함께 모여서 공부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장경혜 아녜스 상임이사님이 지도하는데, 요즘 공부하고 있는 내용은 ‘노화의 심리와 영성‘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무겁고 심각한 주제를 어르신들이 흥미있어 하실까 싶은데 의외로 매우 관심이 많고 열심히 배우신다고 하네요. 어쩌면 여럿이 함께 모여서 공부를 한다는 그 자체가 좋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삼양선교본당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더 있는데, 바로 봉제협동조합 ‘솔샘일터’와 재활용협동조합 ‘살림’입니다. 솔샘일터에서는 신부님들의 수단과 제의, 복사복, 성가대복, 수도자복등을 만듭니다. ‘살림’은 환경을 살리고 가난한 이웃과 나눔을 실천하는 재활용매장입니다. 더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가게’처럼 쓰지 않는 의류나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판매합니다. ‘아름다운 가게’보다 더 먼저 2001년에 시작되었지만, ‘아름다운 가게’는 후원자도 많고 유명세를 타면서 지금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반면 한 때 매장이 강북지역 5개소까지 늘어났던 ‘살림’은 현재 삼양동에 하나 남아 있을 뿐이며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조합원들이 기증되는 의류와 생활용품을 수거하고 물품의 분리와 세탁, 수선, 판매 일을 맡고 있으며,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소속 수녀님들께서 도와주고 계십니다.

삼양동 ‘살림’매장 전경

코로나 19 이전에는 반포카리타스가 매년 5월 <사랑의 옷 모으기>때 들어온 의류 일부와 생활용품을 ‘살림’에 실어보냈지만, 작년에는 옷 모으기 행사가 중단되어 본당 차원에서는 아무것도 보내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의류와 생활용품을 택배로 보내신 분들이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삼양동 ‘살림’ 나눔가게에 보낼 물품이 있으신 분들은 02 987 3978에 전화로 문의하시거나 상자에 담아 직접 보내주시면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주소 서울 강북구 삼양로 24길 46 (우편번호 01202)).

     오늘 삼양선교본당 솔샘공통체를 방문하여 보니 코로나19로 모든 활동이 제약을 받는 상황중에서도 지역 내의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자 강현우 신부님과 봉사자분들이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계신것이 절절하게 느껴졌습니다. 반포성당의 사랑실천을 위하여 카리타스 후원회원님들께서 귀한 정성을 모아주신 덕분에 그 일부를 이번 사순시기동안 삼양선교본당에 전달 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가장 도움이 필요한 곳에 유익하게 쓰여질 수 있도록 주님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