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둘째 주

이번 주일 제대 꽃꽂이에 사용된 꽃들은 깊고 맑은 바다처럼 청아하고 아름다운 색을 자랑합니다. 키가 큰 겹델피늄, 쉬폰처럼 섬세한 홑델피늄, 그리고 옥시페탈룸까지—그 색조가 마치 바다의 잔잔한 물결을 연상케합니다. 특히 델피늄은 돌고래를 뜻하는 그리스어 ‘델피니온(δελφίνιον)’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바다와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번 주일 꽃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장면은 어부로 오랜 삶을 살아온 베드로 사도와 그의 동료들(오렌지색 튤립)이 고깃배와 그물, 즉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심했던 그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단순히 고기가 많이 잡히는 기적을 기대하며 따른 것이 아닌, 신적인 존재 앞에서 두려움과 경외심이 섞인 벅찬 감정을 느꼈던 그 아름다운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그 경외의 마음을 신비롭고 오묘한 색채인 파란색과 보라색으로 담아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루카 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