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셉회원에 드리는 글

+ 찬미예수님

요셉회원 여러분!

이제 새 성전을 짓기 위해 그간 우리의 꿈과 희망 그리고 신앙을 키워왔던 반포성전의 미사는 새해 1월2일 주님공현 대축일 11시 미사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게 됩니다. 그간 반포성전 46년의 역사 속에는 소용돌이치는 세파에 앞서 가며 크고 작은 물결을 일으키며, 이곳에서 40년을 넘게 사신 분들도 계시고 30년간 혹은 10년간 신앙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시어 신앙을 키워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간 반포성당은 다른 성당의 교우들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반포성당의 특별한 영성과 열성 때문이었습니다. 미사드릴 때의 모습은 마치 예수님께로부터 식사에 초대되어 둥근상에 둘러앉은 모습처럼 신자들의 기도자석과 해설자석 그리고 해설대도 제대 위 좌우에 위치하여 마치 제대를 중심으로 둘러 앉은 모습이라던가, 전례자 유니폼을 최초로 착용한 모습은 당시만 해도 타 본당의 관심거리였습니다.

2대 주임신부님이셨던 김영일 발타사르 신부님 때는 버스70대를 동원하여 2600여명의 신자들이 미리내 성지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던 기록은 지금은 물론 오래오래 추억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한국교구설정 150주년 기념행사와 한국천주교 200주년 행사 때 여의도에서 교황님께서 103위 성인을 선포하시는 현장에 전 교우가 참가하기 위해 시내버스 회사와 계약을 맺고 시내버스를 동원했던 추억, 그리고 이러한 대규모 활동들은 예비자 폭증을 가져와 어떤 때는 세례자가 350여명이 되어 대부대모석 없이 세례식을 한 적도 있어 그리운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성탄이나 부활미사 때는 로비까지 신자들이 가득 찼던 열성들 그리고 주일미사 때 신부님 입당만 끝나면 성당 문을 걸어 잠그고 다음 미사를 참례시켰던 일들은 마치 어린 시절의 꿈과 같이 반포성당에서의 마지막 추억이 되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3대 나상조 아우구스티노 주임신부님 때는 청소년 하계캠프를 위하여 사목위원들이 강릉 해변가의 숲속에 미리 텐트를 치고, 임시 화장실과 임시 상수도까지 가설하고, 식사는 학부모들이 순번을 정하여 하계캠프를 시행하며 각 분과 별로 동원 됐던 일, 이러한 열성 뒤에는 2년 코스의 성서대학을 개설하여 2년 동안 김수환 추기경님을 위시하여 국내의 권위 있는 신부님 수녀님을 총동원하여 700여명의 수료자를 배출하는 등 교우들의 영성교육이 밑받침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새 성전이 건립될 때면 이곳을 떠나 교적을 옮겨가신 분도 계실 것이고, 재건축이 완성되어 입주까지 되려면 2~3년 또는 4~5년의 세월이 또 흘러야 될 터이니 아마 우리 중에는 세상을 떠나시게 되는 분도 계실 것이고, 어떤 분들은 성당을 나오시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 지실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1윌 2일이면 문을 닫게 되는 지금의 반포 성전이 우리들에게는 마지막 반포성전이 될 수도 있는 분들도 계실 터이니, 지금까지 세월과 함께 쌓여진 우리의 추억들이 그간의 우리들의 신앙의 거름이 되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성전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추억으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요셉회원 여러분, 우리를 위하여 다시금 사람이 되시어 오시는 주님 탄생의 축복을 받으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요셉회장 김효형프란치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