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교구와의 나눔” 을 실천하는 도마회를 소개합니다

+ 찬미예수님!

올해는 우리나라의 첫 사제이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희년입니다. 그래서 김대건신부님과 함께 마카오에서 공부하셨고 두 번째 한국인 사제가 되신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업적도 함께 되새겨 보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이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순교자적 열정과 실천으로 보여주신 신앙을 본받자는 취지로 결성된 나눔의 공동체가 있습니다. 바로 올해 탄생 35주년을 맞는 평신도 모임 “도마회“입니다.

3월 17일 반포 카리타스는 반포성당을 찾아주신 도마회 박순옥 골롬바 사무장님을 맞이하여 이 회가 설립된 유래와 활동에 관하여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도마회 박순옥 골롬바 사무장님(왼쪽)과 카리타스 박소영 아녜스 회장님(오른쪽)

도마회는 1985년 12월 배론성지에서 피정중이던 서울대교구 남성 꾸르실료 임원들이 최양업 신부님을 기리는 사랑실천의 공동체를 만들어 보자고 뜻을 모은 것이 계기가 되어 1986년 1월 창립되었습니다. 초대 지도신부님은 당시 원주교구 사회복지 담당신부님이시던 최기식 베네딕도 신부님이셨고, 지금은 김영진 바르바나신부님과 고석준 아우구스티노신부님(네, 우리 고신부님 맞습니다!)께서 공동 지도신부님으로 계십니다.  회원들의 대부분은 서울교구 본당에 교적을 두고 있지만 도마회의 중심 취지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 가난한 교회들을 돕는 것입니다. 1980년대나 지금이나 한국 천주교회의 각 교구는 지역에 따라 재정적 형편이 현저하게 차이가 납니다. 도마회는 나눔을 통한 협력을 실천하여 이러한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보완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우들을 돕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창립 이후 36년 동안 도마회에서는 17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4개 교구(i.e. 원주, 안동, 춘천, 청주교구)에 속한 30여개의 성당 건축 및 보수에 지원하였습니다.  고석준신부님께서는 언젠가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도마회에 보낸 후원금은 영수증이 따로 필요 없다고요. 기차 타고 지나가다가 저 멀리 벌판에 또는 산 위에 보이는 성당 건물이나 종탑들이 곧 영수증이니까요. 바로 그 ‘영수증’ 사진 두 장 보여드립니다. 

도마회 후원으로 긴급보수된 장성성당 종탑(왼쪽)과 1997년 완공된 원구교구 둔내성당(오른쪽)

 

  생전에 지학순 주교님께서는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설립한 공동체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창립당시의 뜻을 그대로 유지하며 활발하게 후원활동을 펼친 예가 흔하지 않다면서 도마회를 많이 칭찬하셨다고 합니다. 오늘 골롬바 사무장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도마회의 연중 정기 회합이 참으로 재미있게 계획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봄과 여름에 한 번씩 그 해의 후원대상으로 정해진 성당 및 공소에 모여서 만남과 나눔의 시간을 가지는데, 6월 6일 현충일을 전후로 한 토요일에 열리는 <봄나물행사>와 늦여름에 열리는 <옥수수잔치>가 그것입니다. 이 중 <봄나물행사>는 최근 최양업 토마스 신부님의 탄생일인 3월 1일을 전후로 한 토요일로 날짜가 변경되었습니다. 또한 매 년 12월에는 전 회원이 함께 모여 총회를 겸한 피정을 합니다.

2018년 정금공소에서 열린 <봄나물행사>

  안타깝게도,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이런 정감 가득한 행사를 하나도 개최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도마회 역사를 통털어 가장 후원금 모금이 저조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반포카리타스에 모아진 후원금 중 300만원을 올 사순기간 도마회에 전달하였습니다.

  알고 보니 예전에는 반포성당에도 도마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원 교우분들이 연로하시고 또 이사를 가셔서 지금은 활동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혹시 옛 도마회 회원님들이 이 글을 읽으신다면 <봄나물행사>니 <옥수수잔치>니 하는 단어에서 옛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르며 감회가 새로우시리라 생각됩니다. 이번 기회에 도마회가 다시 결성되어 어려운 지방 교구를 돕는 나눔을 실천 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2019년 5월 반포성당에서 열린 도마회 친교의 날 행사
(사진 중앙 조규만 바실리오 주교님)

끝으로, 오늘 골롬바 사무장님께서 알려주신 [도마회 기도문]을 공유합니다. 반포성당의 사랑실천 심부름꾼인 저희 반포 카리타스도 마음에 새겨야 할 기도문인 것 같습니다.

 

[도마회 기도문]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아버지,

하느님 사랑 안에서 작은 것들을 나눔으로 형제애를 실천하고

하느님 나라의 증인으로 일하며 기도하는 축복의 삶으로 

저희를 부르심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가경자 최도마 신부님의 사도적 열성과

순교한 성인 선조들의 복음에 충실한 신앙을 본받아

교회에 헌신하며 나눔을 통한 사랑의 실천과

용서와 화해로 가난한 마음 지니며 살기 원하오니

저희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과 일치하여 아버지께 봉헌하는 은총주소서.

주님, 저희가 지방의 어려움을 기억하며

교회안에서 아름다운 사랑의 일치를 보이게 하여 주소서.

주님, 저희가 드리는 작은 정성과 희생이

세상의 용서와 화해를 청하는 진실된 기도가 되게 하여 주소서.

주님, 저희 모임에 축복하시어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며

세상의 빛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