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포성당 교우들께] 반포성당 교우들께 드립니다

7월3일, 내일도, 반포성당은 평소의 방역 수준을 유지하며 성전에서 미사를 봉헌합니다.

7월 2일, 목요일에 서초구 보건소에서 반포성당의 성전을 소독하였고,

선제적 방역 조치로 성전을 잠시 폐쇄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주일, 6월 28일 오후 5시 미사에 참례한 교우 중에 한 분이

7월 2일 아침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분이 언제 감염되었는지는 제가 잘 모릅니다 마는, 주일 미사 참례 전 발열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손을 세정하고 마스크를 쓰고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주일미사 후에 이분과 스친 적이라도 있는 분들은 즉시 감염 검사를 받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본당 부주임신부님과 보좌신부님, 신학생 한 분도 검사 대상이었지만 음성 판정을 받았고,

모두의 안전을 위해, 사제관 3층에서 격리를 시작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반포성당은 보건소의 판정에 따라, 7월 3일부터 평소와 똑 같이 문을 엽니다.

평일 미사와 주일 미사도 평소와 같습니다.

물론 격리 중인 신부님들께서는 격리가 끝날 때까지 교우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지 않습니다.

 

우리 본당에서는 교우들의 협조로 모범적인 방역 절차를 지키고 있습니다.

주일미사 때 주보를 배분하는 절차도 다른 손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가져가도록 하고,

손으로 출입자 명단을 작성하는 펜도 한 분이 사용하고 나면 일일이 소독한 후 다른 분이 쓰게 됩니다.

그러나 한두 분, 주보를 보고나서 다시 꽂아 놓는 분이 계시다는 제보도 있었으니, 교우들과 봉사자들이 더 마음을 써 주시기 바랍니다.

간혹 미사 중에 마스크를 내리는 분들이나, 성전에서 돌아다니는 분들도 어쩌다 계셨지만, 요즘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7월 3일 새벽 6시에 본당에서 고 김정화 루뜨르다 님을 위한 장례미사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 미사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6시 20분부터 봉헌합니다.

그동안 마음을 태우며 염려하던 확진자의 발생을 겪은 이후, 주임신부가 고심 끝에, 본당 교우들의 안전과 공동체의 선익을 우선하여, 유가족과 협의하고 그렇게 결정하였습니다. 반포성당에서 기도하고 봉사하셨던 고인의 영혼과 유가족을 위하여 함께 기도하시기를 청합니다.

장례미사에는 우리 교우가 아닌 조문객이 계시고, 일반 미사와 달리 여러 사람의 손이 닿는 전례용품이 사용됩니다. 레지오 장으로 할 경우라면, 다른 물품도 내오게 됩니다. 슬픔에 잠긴 분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지만, 될수록 간결한 전례를 갖는 것이 지혜입니다.

 

고맙고 자랑스러운 K-방역진과 의료진의 피땀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에 종교단체가 한 몫을 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코로나19는 익숙해졌다고 해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내와 희망, 작은 희생과 적극적 참여로 이길 수 있습니다. 성대한 미사를 다시 봉헌하고 싶다고 하면서, 방역에 어긋나는 요구를 하거나 투정하거나 다른 본당에 비교하며 뒷말을 하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각 본당은 나름대로 사정이 다릅니다. 반포성당에는 어느 공동체도 견줄 수 없는 열심하고 지혜로운 사목협의회가 있습니다. 이분들이 계셔서 이 시기에 반포성당에 머무는 것이 제게 기쁨이요 보람입니다. 우리가 져야할 작은 십자가들이 널려 있으니, 오늘이 곧 은총의 꽃밭입니다.

 

반포본당의 모든 환우와 격리 중에 계신 분들을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실 줄 믿습니다. 본당을 지키시는 동료 사제, 수도자, 총회장 님을 비롯한 봉사자들과 직원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반포성당의 모든 교우들이 영육 간에 강건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주임신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