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반포성당 교우들께] 반포성당 교우들께 드리는 말씀

  1. 코로나19는 감염성이 매우 높은데, 아직 약도 없고 백신도 없어서, 교회와 나라와 온 세상에 끼친 영향이 매우 위중합니다. 그나마 미사 성제를 다시 봉헌하고 영성체를 할 수 있게 되어서 기쁘고 고맙습니다. 반포성당에 신심 깊고 사랑 가득한 봉사자들께서 미사 전에 일찍 나오셔서 봉사하시는 덕분입니다. 방역 절차에 봉사하시는 분들은 이런 봉사를 통해서 감염되기 쉽습니다. 그런데도 기쁜 마음으로 수고하시는 봉사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1. 간혹 방역 절차가 시작되기 전에 먼저 성당에 와서 입장을 기다리는 분도 계시고, 미사가 시작한 후에 성당에 도착하여 아예 참례하지 못하는 교우들이 계십니다. 봉사자들이 그분들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 것도 죄송하고, 더더욱 조금 늦은 분들을 돌려보내야 하는 것은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럴 때 봉사자들은 입장이 난처하고, 자신이 융통성 없이 냉정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는 공동체입니다. 때로 몇 몇 분을 위해서 규정에 예외를 두다 보면, 전체 공동체를 섬기지 못하게 됩니다. 봉사자들이 지금 하시는 일이 공동체에 좋고 옳은 일입니다.

 

  1. 일부 미사에서는 마스크 없이 참례하시는 분이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두 분 그런 분이 계셨습니다. 두 분은 스무 분이 되고 이백 분이 될 수 있습니다. “마스크 없이도 미사에 참례할 수 있구나,”하는 마음이 한 사람에게 들면 곧 모두가 마스크를 쓰지 않습니다. 아마 어쩌다가 봉사자들의 바쁜 눈을 피해 용케 성전에 들어 가셨을 겁니다.

 

  1. 혹시나 마스크를 깜박 잊고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성당에서 마스크를 준비했다가 나누어 주면 좋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좋은 의견이지만, 실행에 문제가 따릅니다. 우선 마스크를 준비해 놓을 만큼 구입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저희도 마스크를 잊고 문 밖에 나서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그래도 길에서 다른 사람들이 마스크를 쓴 걸 보고 곧 되돌아 들어갑니다. 만일 마스크 없이도 미사에 참례할 수 있거나, 성당에서 마스크를 드린다고 하면, 모두가 길 나선 김에 마스크 없이 그냥 성당에 오게 됩니다. 그러면 결국 성당에서 모든 분들께 마스크를 나누어 드려야 합니다.

 

  1. 어제11시 미사 후 어느 교우의 건의도 있었습니다. 봉사자들이 체온 측정을 위하여 신자들의 팔이나 옷을 잡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아마 앞 사람과 두어야 할 1미터 간격이 잘 지켜지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나 봅니다. 또한, 출입자 명단을 적고 나면 펜과 종이에 접촉되니까, 이름을 적은 후에 세정제를 쓰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귀하게 여기고 봉사자들께 전달하였습니다.

 

  1. 코로나 사태가 끝나려면 멀었습니다. 미사 재개는 이제 회복과 새로운 일상을 위한 첫 걸음일 뿐입니다. 미사 중에 함께 기도책을 펴고, 성가를 불러야 합니다. 지하실 문을 열고 단체 모임을 갖고 기도회도 가져야 합니다. 구역과 반에서 소공동체 모임도 있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것도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체온을 재고 손을 세정하고 떨어져 앉아, 겨우 세 번의 주일 미사를 지냈을 뿐인데, 행여나 우리 마음이 늘어지는 것은 아닌지 염려됩니다. 갈 길이 멉니다. 반포성당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나오면 이나마 쌓은 탑이 무너집니다. 우리는 서로 배려하고 서로 격려하고 서로 이해하고 서로 사랑하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합니다.

 

  1. 방역을 위한 절차가 힘들거나 고칠 일이 있으면 봉사자에게 하지 마시고, 직접 주임신부에게 말씀하시면 귀담아듣겠습니다.

 

축복합니다.

 

사제단, 수도자, 총회장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