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31주일 강론 – 하느님 사랑은 곧 이웃 사랑

오늘 복음과 독서를 통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중요한 두 계명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첫째 계명으로 말씀하신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가르침과 둘째 계명인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신앙의 중심입니다. 이 두 계명은 떨어질 수 없는 한 쌍과도 같아 하나를 따르면서 다른 하나를 무시할 수 없는 사랑의 길입니다.

 

율법 학자가 예수님께 물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많은 신자들께서는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미사에 참석하고 성경 말씀을 묵상하며 각종 기도 모임에 열심히 참여하십니다. 하지만 오늘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이 사랑이 단지 하느님께 대한 사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이 흘러넘쳐 우리 이웃에게도 닿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우리 성당에는 많은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정말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시는 분들이라고 봅니다. 특히 사목위원이나 각 단체의 단체장으로 봉사하는 분들은 힘들고 번거롭고 자기의 많은 시간을 희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헌신으로 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봉사는 단순한 의무가 아닌,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실천이며, 하느님께 드리는 사랑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런 모습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로 연결되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지 성당에 오셔서 미사만 드리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이웃을 위해 내어주며 구체적으로 봉사하는 모습에서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이웃 사랑으로 확장되는지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두 계명은 단순히 개념적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사랑은 이웃 사랑으로 드러나야 하며, 이웃 사랑 속에서 우리는 하느님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이 사랑을 실천하고자 열심히 노력하지만 때로는 피곤하거나 부담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때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온전히 실천할 기회임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마치 하느님께서도 우리를 매일같이 인내와 사랑으로 기다려주시듯, 우리도 그렇게 서로를 돌보며 봉사할 때 진정한 사랑의 계명을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 미사 중에 다시 한번 하느님께 마음을 열어 하느님 사랑이 우리 마음 깊숙이 자리 잡게 해달라고 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계명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더 많은 이들에게 그분의 사랑을 전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기를 우리를 구원해주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