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30주간 강론

오늘 히브리서의 말씀과 바르티매오 소경을 고치신 복음을 통해,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하시고, 우리의 모든 어려움과 아픔 속에서 우리를 돌보신다는 희망을 되새겨 봅니다.

 

우리가 인생의 길을 걷다 보면, 삶의 무게와 어려움에 짓눌리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습니다. 오늘 말씀은 그 힘의 원천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늘 곁에 계시며 돌보신다는 확고한 믿음임을 알려줍니다.

 

히브리서 말씀에서 예수님은 사람들 가운데 뽑히신 대사제로서 우리의 약함을 짊어지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처럼 삶의 어려움과 아픔을 겪으셨기에, 우리의 눈물과 절망을 이해하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예수님께 모든 짐을 내어맡길 수 있습니다.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노라.” 하느님의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오셨다는 사실을 증언하며, 그분의 사랑과 위로가 우리의 삶 속에 함께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바르티매오가 예수님께 소리치며 도움을 청하는 장면을 봅니다. 그는 시력을 잃은 채 어둠 속에 갇혀 있었지만,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소식에 희망을 걸고 힘차게 외칩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르 10,47) 그는 주변의 만류에도 굴하지 않고 더 큰 목소리로 예수님을 부르짖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수님께서 그에게 응답하시고, 그의 눈을 뜨게 해 주십니다.

 

이 바르티매오의 이야기는 단순히 육신의 눈을 뜬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의 외침은 그가 주님께 대한 믿음과 희망을 놓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그는 주님이 언젠가는 그를 돌보실 것이라는 확신으로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도 힘든 순간마다 주님을 부르고, 그분께 우리 고통과 어려움을 맡길 수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우리에게도 마침내 빛을 보여주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삶의 무게가 때로는 우리를 가로막고, 고난이 우리 앞길을 어둡게 할지라도 주님은 우리 곁에 계십니다. 우리가 연약함을 느낄 때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더 깊이 이해하시고, 주님의 사랑과 자비로 우리를 감싸 안아주십니다. 우리도 바르티매오처럼 힘든 시간을 주님께 맡기고 간절히 부르짖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입다. 하느님께서 때를 맞추어 우리를 돌보시고, 우리 삶에 필요한 은총을 부어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 안에서 걱정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희망을 간직하며 사시길 바랍니다. 그분께서 언제나 우리를 돌보시고 사랑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미사에 참여하신 여러분 모두가 주님 안에서 힘을 얻고 믿음으로 나아가는 충만한 은혜 받으시길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