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리며…
사랑하는 반포성당 봉사자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와 함께 하심을 깊이 느끼며, 지난 2년간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느님을 위한 봉사에 함께 힘써 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께 하느님의 축복이 충만히 임하시리라 믿습니다. 우리가 이 공동체를 새롭게 세우기 위한 노력이 어느덧 2년을 넘어섰고, 이제 몇몇 봉사자들은 임기를 마치는 시점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분명히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와 단체를 돌보시고 이끌어 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여러분 모두의 헌신과 사랑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봉사의 기쁨과 협력의 중요성
봉사는 하느님의 집에서 그분의 일꾼으로 일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단순한 역할을 넘어선 깊은 기쁨과 성취를 누려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봉사는 사랑으로 가득 차야 하며, 그 사랑이 우리를 움직이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 봉사를 통해 다른 신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며, 본당신부인 저를 비롯하여 우리는 진정한 기쁨과 협력 속에서 이 봉사에 임했는지, 아니면 의무감에 밀려 억지로 하지는 않았는지. 우리를 통해 신자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꼈는지, 아니면 오히려 실망하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깊이 묵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봉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들을 하나로 이끌고 가셨던 것처럼, 봉사도 협력과 일치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 봉사자들과 얼마나 기쁘게 일했는지, 서로를 위해 얼마나 기도 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함께 일치하기 보다는 분열을 조장하거나, 봉사에 임하는 마음이 기쁨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왔다면, 우리는 봉사의 참된 의미를 다시 찾아야 할 것입니다.
- 봉사자의 책임감과 헌신
봉사는 기쁜 마음으로 임해야 하지만, 동시에 책임감을 요구하는 일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봉사자로 부르셨고, 그 부르심에 대한 응답으로 우리는 기꺼이 섬겨야 합니다. 그런데 봉사자로 불렸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는 진정한 봉사자의 길이 아닙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작은 일에 충실한 자가 큰 일에도 충실하다“(루카 16,10)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봉사자로서 맡은 일을 소홀히 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면, 그 봉사는 온전한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봉사자는 자신이 맡은 일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의무를 회피하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는 하느님의 집에서 일하는 봉사자의 자리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맡은 일을 책임 있게 수행할 때, 하느님께서 우리의 봉사를 통해 더 큰 은총을 주실 것입니다.
- 봉사자들 간의 일치와 겸손
성경에 보면, 예수님의 제자들조차도 누가 더 큰 자인가를 두고 다투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들은 길에서 누가 가장 큰 사람인가를 두고 서로 말다툼하였다“(마르 9,34).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섬김의 중요성을 가르치셨습니다. 봉사자는 누구보다 겸손하고 서로를 섬기는 마음으로 임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의 봉사가 드러내기 위한 것이고, 자기 과시와 군림하려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과는 거리가 먼 모습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 가운데서 가장 큰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3,1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봉사는 자기 자랑이나 우월감을 드러내는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하느님 앞에서 겸손히 섬기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을 내어놓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겸손하게 서로를 섬기며 협력했는지, 아니면 봉사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려 한 것은 아닌지 깊이 묵상해야 할 때입니다.
- 기도와 성찰의 필요성
봉사는 기도 없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봉사를 통해 하느님과 더욱 가까워져야 하고, 우리의 기도 생활이 봉사와 함께 더욱 깊어져야 합니다. 만약 봉사 중에 기도가 부족하고, 자기 성찰 없이 그저 겉으로 드러나는 일에만 집중했다면, 그 봉사는 결코 오래갈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며, 그분의 뜻에 따라 행동하셨습니다. 봉사는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기도와 묵상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오히려 봉사보다 묵상과 자기 성찰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겸손히 당신 앞에 서는 이들을 통해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물리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야고 4,6).
- 봉사의 참된 의미
사랑하는 반포성당 봉사자 여러분, 봉사는 하느님의 집에서 그분의 일꾼으로서 섬기는 기회입니다. 그 섬김이 기쁨과 사랑, 그리고 겸손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봉사가 되어야 합니다. 봉사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서로를 섬기고, 함께 일치하며, 하느님께 기도와 성찰을 통해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 앞에서 봉사자의 기쁨을 새롭게 되찾고, 진정한 섬김의 길로 나아가길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