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로다~ (수능기원 기도 강론)

2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3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4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다.
5 태양은 뜨고 지지만 떠올랐던 그곳으로 서둘러 간다.
6 남쪽으로 불다 북쪽으로 도는 바람은 돌고 돌며 가지만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7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드는데 바다는 가득 차지 않는다.
강물은 흘러드는 그곳으로 계속 흘러든다.
8 온갖 말로 애써 말하지만 아무도 다 말하지 못한다.
눈은 보아도 만족하지 못하고 귀는 들어도 가득 차지 못한다.
9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10 “이걸 보아라, 새로운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 이전 옛 시대에 이미 있던 것이다.
11 아무도 옛날 일을 기억하지 않듯 장차 일어날 일도 마찬가지.
그 일도 기억하지 않으리니 그 후에 일어나는 일도 매한가지다.

(코헬렛1,2-11)

 

 

오늘 우리는 코헬렛의 말씀을 통해 허무함에 대한 깊은 묵상을 나누고자 합니다. 코헬렛은 이렇게 외칩니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우리 삶의 모든 수고와 노력이 헛된 것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지금, 수능시험을 앞둔 우리 자녀들과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에는 이 말씀이 더 크게 와닿을지도 모릅니다.

 

매일같이 공부하며 애쓴 자녀들, 그리고 그들을 지켜보며 기도해온 부모님들. 시험 하나로 자녀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처럼 느껴지기에 두려움과 불안함이 우리를 덮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코헬렛은 이런 허무함을 예리하게 꿰뚫어보며, 우리가 세상 속에서 애쓰는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코헬렛이 우리에게 던지는 진정한 메시지는 모든 것이 허무하니 다 포기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허무함 속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를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 진정한 가치는 바로 하느님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함께하시는 그분 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이 땅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를 아시고, 그분의 계획 안에서 선으로 이끌어주십니다.

 

오늘 말씀 속에서 코헬렛은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라고 말합니다. 세상은 변하고, 우리 인생은 반복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그 속에서 하느님께서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십니다. 수능이라는 이 큰 시험은 자녀들과 부모님께 큰 무게로 다가오겠지만, 이 시험이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험을 통해서 무엇을 얻느냐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을 찾고 그분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을 위해 흘린 눈물과 기도가 얼마나 큰지 하느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이 시험의 결과에 따라 자녀의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보다는, 하느님께서 가장 좋은 것을 예비하셨다는 믿음으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허무함 속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믿고, 그분께서 여러분의 자녀에게 베풀어주실 은총을 기다리는 지혜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수능이라는 큰 산을 앞에 둔 우리 자녀들과 부모님들이, 이 시험이 전부가 아님을 기억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향해 가지신 계획을 신뢰하며 이 시간을 보내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은총 속에서 참된 가치를 발견하고, 오늘의 노력을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가길 바랍니다.
아멘.

 

“사랑하는 하느님 아버지, 수능시험을 앞두고 있는 자녀들과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자녀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이 하느님께 바쳐지며, 주님께서 그들에게 가장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부모님들에게는 자녀를 향한 사랑과 인내의 은총을 주시고, 자녀들에게는 주님의 평화와 용기를 가득히 부어 주소서. 이 모든 것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24.09.26 평일 미사 강론 중 수능 시험 기도를 하는 어머니들을 위한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