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모든 순교자 대축일

오늘 우리는 순교자 대축일을 맞아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 보여준 믿음과 용기를 되새기며 그들의 삶을 본받고자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순교란 어떤 의미일까요?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한 순교자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우리 일상과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순교란 단순히 목숨을 바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순교는 하느님의 진리와 사랑을 위해 자신의 편안함, 이익, 때로는 자존심마저 내려놓는 삶의 태도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순교적 삶이란 매일의 작은 선택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진리와 정의를 실천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여러분, 혹시 Wi-Fi 없는 세상에서 살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아마 중,고등부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 모두가 잠시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겁니다. 그 정도로 현대인에게 Wi-Fi는 물과 공기처럼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버렸죠. 그런데 얼마 전에 한 젊은이가 자신에게 ‘Wi-Fi 없이 살아보겠다고 결심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젊은이는 평소에 휴대폰을 너무 자주 사용해서 공부는커녕 가족과 대화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그는 1주일 동안 Wi-Fi 없는 삶을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괴로웠다고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자꾸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인터넷에 접속하려고 하고, 손이 근질근질해서 어쩔 줄 몰랐답니다.

 

하지만 3일쯤 지나니까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책도 읽고, 가족과 저녁 식사도 함께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젊은이는 결국 1주일 동안 Wi-Fi 없는 삶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엔 내게 큰 희생이었지만, 이제는 더 중요한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내게는 큰 결단이었지만, 오히려 더 소중한 것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매일매일 내리는 작은 결단들이야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의 순교적 삶입니다. 때로는 내 편안함을 내려놓고, 때로는 내 자존심을 포기하며, 하느님의 뜻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순교적 삶의 시작입니다.

 

오늘 우리는 순교자들의 위대한 희생을 기억하며 그들의 용기를 본받고자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만이라도 내 편리함을 조금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에 귀 기울이며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휴대폰을 내려놓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거나, 남을 미워했던 마음을 용서하는 작은 결단을 내리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현대 신앙인이 실천할 수 있는 순교적 삶의 모습일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