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제 삶의 전부이십니다’ – 연중24주일 강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던지신 질문입니다.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이것은 “네 삶에 나는 무엇이냐?” 하는 질문이기도 하고 또 “지금 너에게 가장 중요한게 무엇이냐?”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이 질문에 대답해야 합니다. 과연 예수님이 내 삶의 전부이신가? 아니면 다른 것이 더 필요한가?

 

요즘 잘사는 사람들은 ‘미니멀리즘’ 운동을 실천하며 살고 있습니다, 보다 더 가치있고 더 나은 삶을 위해 자기가 가진 것을 줄이고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작년부터 새로 입주한 가정을 위한 새집 축복식을 해주고 있습니다. 원베일리, 원펜타스 등, 참 깨끗하고 깔끔하고 넓어서 좋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새집이거나 넓어서만이 아니라 다른 집에 비해 아직 집기나 가전제품들이 별로 없기 때문임을 봅니다. 물론 그 상태가 오래 가지는 않을겁니다.

 

저도 97년도에 미국에서 사목을 마치고 귀국해서 후임 본당에 부임할때 이사짐이 제 차량 트렁크 하나뿐이었습니다. 그게 전부인걸 보고서는 신자들이 불편해서 어떻게 사실거냐고 묻기에,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몇년 후 다음 본당으로 이사할 때 보니 1톤 트럭으로도 부족했습니다. 그동안 사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라 생각해서 하나하나 장만하다보니 그리 된것입니다.

 

그리고 반포성당에 오기 전, 안식년을 할 생각에 짐을 정리하면서 필요없는 것을 많이 처분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짐이 1톤 트럭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온지 2년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아직도 짐을 안풀었는데도 사는데 별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 짐들은 내가 사는데 꼭 없어도 되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올 여름에는 바지 3벌과 러닝셔츠 4장 정도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혀 불편함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저분하게 사는것도 아닙니다. 이러다 보니 이제 저도 3년 후쯤 있을 은퇴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것인지 답이 나옵니다. 아직도 안푼 짐들은 그냥 버리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언젠가는 들어갈 관 하나와 수의로 사용될 서품 제의 한벌이 전부라는걸 아는데 40년이 걸린 셈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신앙적인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주님을 믿고 사는데도 힘들고 만족스럽지 못합니까?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며 쌓아둔 불필요한 걱정들, 남의 시선과 세상의 기준에 얽매여 자신을 가득 채운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 불필요한 짐들 때문에 예수님을 내안에 모시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온전히 따를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이 말씀은 우리가 마음을 정리하여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오직 하느님을 따르는 일에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어느 유명한 인플루언서가 한말이 기억납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소중한 것들에만 집중하라” 이 말은 ‘YOLO 즉, 한번 뿐인 인생이니 즐겨라!’ 라는 말과는 분명 다릅니다. 이것은 우리가 너무 많이 가진 것, 그리고 너무 많이 걱정하는 것들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삶, 바로 예수님을 우리 중심에 모실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구세주로 고백하고 따르는 데에는 반드시 자기 자신을 버리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를 위해, 복음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버릴 수 있을지 고민해보면, 그 안에서 진정한 자유와 생명을 얻게 됩니다.

 

여러분, 오늘 미사가 끝나고 떠날 때는 우리의 마음과 삶 속에서 불필요한 걱정과 염려를 내려놓고 가시기 바랍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오직 예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와 생명이라는 것을 고백하고 의미있는 명절 보내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