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피, 신앙의 꽃
순교자의 피, 신앙의 꽃
그날, 바람은 조용히 속삭였네
믿음이란 이름 아래,
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핏빛 희생이 강을 이루었네.
십자가 아래 흘린 눈물은
씨앗이 되어 땅에 묻히고,
그들의 피는 신앙의 꽃이 되어
이 땅에 영원히 피어났네.
칼과 창 앞에서도
그들의 입술은 침묵하지 않았고
하느님의 사랑을 노래하며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네.
적막한 밤, 별들은 그들을 품고
하느님 품으로 인도하였네.
그들이 남긴 희생의 빛은
우리 마음 속 등불로 빛나리라.
(9월 순교자 성월 성시간 강론)
오늘 우리는 9월 순교자 성월을 맞이하여 함께 성시간을 지내며,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을 묵상합니다. 순교자 성월은 우리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용기와 믿음을 기리며 본받는 시기입니다.
우리가 묵상할 첫 번째 주제는 ‘순교자의 믿음’입니다. 순교자들은 세상의 어떤 권력이나 고난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믿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교회의 초창기에도 수많은 신앙 선조들이 하느님의 진리를 위해 고통을 견디고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들이 품었던 믿음은 단순히 개인의 신앙을 넘어, 교회의 공동체를 지키고 하느님의 뜻을 증언하는 깊은 믿음이었습니다.
순교자들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습니까?” 그들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께 대한 사랑과 신뢰를 놓지 않았습니다. 이 질문은 우리 각자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순교자들처럼 목숨을 걸고 믿음을 증언할 기회가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증언하는 다양한 도전을 맞이합니다. 때로는 신앙을 지키기 위해 세상적 가치와 타협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이러한 도전 앞에서 우리는 순교자들처럼 하느님께 대한 신뢰를 가지고, 그분의 뜻을 따르는 삶을 선택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순교자들의 사랑’을 묵상합니다. 순교자들이 그토록 담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하느님을 깊이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지키는 것이 그들의 삶의 중심이었습니다. 그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목숨을 걸 만큼 강력한 사랑이었습니다. 우리도 이 사랑을 본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할 때, 그 사랑이 우리를 움직이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순교자들의 희망’을 떠올립니다. 그들은 고통과 죽음 속에서도 하느님께서 주실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바친 삶은 하느님께서 예비하신 천상 왕국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희망을 본받아, 우리 삶의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하느님의 구원을 믿고 끝까지 그분을 따를 수 있어야 합니다. 순교자들의 희망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나누어야 할 것입니다. 이 희망이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하느님께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순교자들은 그들의 믿음, 사랑, 희망으로 우리에게 깊은 가르침을 줍니다. 그들의 삶을 본받아 우리도 하느님을 향한 신앙을 굳게 지키고, 서로를 사랑하며, 하느님의 영원한 희망 안에서 살아가도록 합시다. 순교자들의 기도를 통해 우리도 그들과 같은 믿음의 길을 걸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