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삶 – (3) 신앙은 관계의 중심
(3) 신앙은 관계의 중심 –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
우리는 신앙이 단순한 종교적 의무나 전통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새로운 관계의 삶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 이유는 신앙이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과의 깊은 관계를 맺는 여정이며, 그 관계가 없이는 신앙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은 그저 주일에 성당에 가서 미사에 참석하는 것, 기도를 드리는 것, 성경을 읽는 것, 또는 교회의 가르침을 따르는 것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신앙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러한 모든 행위가 궁극적으로 하느님과의 관계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경을 보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인격적 관계를 맺기 원하신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5, 15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제 나는 너희를 종이라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 부른다.” 이렇게 예수님은 우리를 종이 아니라 친구로 부르십니다. 이는 그분께서 우리와 깊은 인격적 관계를 맺고자 하신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먼저, 그것은 하느님을 단순히 멀리 계신 창조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서 실제로 살아 계신 분으로 경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대화할 수 있으며, 성경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미사와 성사를 통해 그분의 은총을 체험하며, 이웃 사랑을 통해 그분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또한 우리가 하느님께 온전히 마음을 여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의 기도와 필요만을 말씀드리곤 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인격적 만남은 우리의 기쁨과 슬픔, 우리의 두려움과 소망, 우리의 약함과 강함을 하느님께 솔직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며, 우리가 그분 앞에서 완전히 열릴 때,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깊이 체험할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5, 4에서 예수님은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 안에 머물며 그분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때, 그분의 생명이 우리 안에 흐르고, 우리의 삶이 변화될 것임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과의 인격적 관계는 단발적인 만남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삶의 방식입니다. 우리는 매일의 기도와 묵상을 통해, 미사와 성사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또한 우리가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실천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마태 25,40)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이웃에게 베푸는 사랑과 친절이 곧 하느님께 드리는 것이며, 이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를 사랑함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을 세상에 실천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과의 인격적 만남은 우리 신앙 생활의 중심입니다. 이 만남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그 사랑 안에서 우리의 삶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 함께 하시며, 우리의 삶 속에서 활동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그분과의 관계를 통해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의 마음을 열고, 그분과 더욱 깊은 인격적 만남을 이루어 나가길 바랍니다. 기도를 통해, 성경을 통해, 성사를 통해, 그리고 이웃 사랑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과의 관계를 더욱 깊이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신앙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깊은 사랑의 관계로 성장하길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