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우리 본당 인근에는 한강 공원이 있어서 참 좋습니다. 특히 새벽에 는 부부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서로 이야기 하며 산책하는 부부의 모습,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모습, 모두 보기 좋습니다. 특히 보기 좋습니다.
제가 이제까지 근 40년 동안 백여쌍의 혼인을 주례하면서 막 결혼 을 시작하는 신랑 신부의 모습을 많이 봤는데, 그때 신랑 신부의 모습은 무척 환하게 빛납니다. 그것은 정말 화장발, 조명발이 아니라,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빛남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모습이 환하게 빛나게 변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냥 사랑만 해도 환하게 빛이 나는 판에,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을 위해 이제 십자가 죽음을 향해 가시기 까지 우리를 사랑하시는 데 얼마나 하얗게 빛이났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렇게 환하게 변모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가능할 까요? 예 그렇습니다. 우리가 많이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얼굴이 환하게 변모됩니다. 옆사람을 보세요. 모습이 다 환하게 보일 것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 절대로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소리를 높이며 싸우고 있는 장면에서 환하게 빛나는 모습이 보일까요? 또 그 싸우는 모습을 보는 사람의 얼굴은 어떨까요? 절대로 그들에게서 환하게 빛나는 모습은 없습니다. 사랑이 없으면 자기 얼굴이 변모되지 않는 것 뿐 아니라, 주변 사람 역시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다시한번 주님의 거룩한 변모 장면을 떠올려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데리고서 타볼산에 오르십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십니다. 왜 제자들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셨을까요? 단순히 당신의 신성을 폼나게 드러내기 위함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보다 너희 역시 이렇게 환하게 빛나는 삶을 살아야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초막 셋을 지을테니 여기에 눌러 살자고 말합니다. 베드로는 무엇보다 주님의 거룩한 모습에 행복감을 느꼈을것입니다. 이제까지 힘들었던 전도 여행도 그만 하고 오직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너의 이런 마음으로 머물지 말고 바로 산 아래로 내려가라고 하십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이웃을 사랑하며 복음을 전하라고 재촉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 변모 장면을 묵상하면서, 주님의 변모만을 생각해서는 안되겠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이 변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이 거룩하게 빛나는 사랑의 모습 안에 다른 사람들도 그 자리에 설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사랑이고 이 사랑을 통해서만 우리가 환하게 빛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