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강론

오늘 복음에 보면, 예수님은 베드로와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올라가 셨습니다. 여기서 그 높은 산은 어느 산을 말할까요? 오랜 교회 전통에 따르면 그 산 이 타볼산이라고 말합니다. 이 타볼산은 높이가 약 570미터 정도의 산입니다. 잠실 롯데타워가 123층 555미터니까 딱 그정도이네요.

그렇다면 이 산에는 왜 올라가셨을까?

그것은 바로 구원이라는 하느님의 계획을 감당하기 위해 결의를 다지고자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기도하는 중에 예수님 모습은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2절)졌습니다. 그리고 율법을 대표하는 모세와 예언자를 대 표하는 엘리야, 그리고 율법과 예언의 완성자로 오신 예수님이 함께 말씀을 나누셨 습니다.

자, 이것을 본 베드로는 너무나 황홀했습니다. 그 황홀함이 끝나지 않기를 그는 너무나 소망했습니다. 그래서 초막 셋을 지어서 함께 영원히 살기를 청했습니다. 그러나 어찌되었습니까? 그렇습니다. 아쉽게도 그리스도인 삶에는 황홀한 영광과 감 격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있었기에 부활과 영광이 있듯이 믿음의 삶에는 감격과 감사, 영광의 면류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고통의 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 사건은 황홀한 영광 과 감격의 날을 미리 보여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이 거룩한 타볼산 사건 을 통하여 우리가 어떤 믿음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하는지 교훈을 얻고자 합니다.

첫째, 거듭남의 신앙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타볼산 사건을 경험한 베드로는 ‘여기가 좋습니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언제나 황홀하고 들뜬 기분으로 살기를 원한다는 이 야기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단순히 감정만으로는 제자의 길을 갈 수 없습니다. 감정 은 쉽게 변합니다. 참된 제자가 되려면 신앙의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씀 을 자신의 생활 속에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예수 중심의 신앙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베드로는 자기중심적인 신앙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때 하늘에서 홀연히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절)하는 음성이 들립니다. 이 말씀은 내 생각과 기분, 내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내 말 좀 들어보라며 얼마나 자기를 드러내고 우기면서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하느님께도 제말 좀 들어보시라고 짜증의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삶은 철저하게 예수님을 본받는 생활입니다. 사도 바오로와 같이 예수님처럼 죽고, 부활 하는 것을 희망하며, 예수님이 사셨던 것처럼 행하는 삶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셋째, 사명 맡은 자의 모습으로 살아야 합니다. 타볼산에서 제자 들이 경험한 신앙은 안주하는 신앙이 아니라 사명자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부르시고 능력을 경험하게 하신 이유는 하느님의 뜻하신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형편이든지 우리가 만난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놀라운 능력의 체험을 다른 사람에게 증거해서 하느님 나라를 확장하는 것이 그리스도인 사명 입니다. 그러기에 우선 나를 부르신 하느님의 목적을 알려고 기도하고, 또 나에게 주 어진 이 사명을 감당하는 신앙생활을 하며 큰 은혜 받아야 하겠습니다.

오늘날 우리 신자들도 그냥 안주하는 신앙생활만 좋아해서 그냥 타볼산에 초막 셋 을 지어서 살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이 세상에 나가서 전교할 줄 모릅니다. 세상의 빛이요 소금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줄 모릅니다. 그저 교회 안에서만 안주하고, 교회로 도피하려고만 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우리도 타볼산을 내려가야 합니다. 거칠고 고단한 세상 한복판으 로 나아가야 합니다. 가서 복음을 전하고, 가서 세상을 하느님의 나라로 변화시켜가 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세상 한 복판으로 보내신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실천해서 오늘 여러분의 모습이 거룩하게 변화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