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2주일 강론

오늘 복음은 우리가 “아는 것과 믿는 것”의 차이에 대한 우리 믿음생활의 차이를 분명하게 구분해보게 만드는 말씀이 나옵니다.

복음에서 만난 세례자 요한의 증언은 바로 이런 믿음의 고백입니다. 그리고 엄밀히 따지면 오늘 요한 복음에서는 세례자 요한이라 칭하지 않고 요한이라고만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요한이 세례자로서가 아니라 증거자로서 예수님을 모든 이들 앞에서 믿음으로 증언했음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요한은 자신에게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보내신 하느님을 믿었고, 자신이 세례를 베풀 때, “성령이 내려와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네가 볼 것”이라는 예언을 성취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시라는 것을 또한 믿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그의 믿음을 증언한 것입니다.

이렇게 세례자 요한의 믿음의 증언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일종의 ‘증언자 사슬’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의 증언을 통해 안드레아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안드레아의 증언을 통해 형 시몬이, 다시금 필립보의 증언을 통해 나타나엘이 주님께 다가오게 된 것입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주님께서 ‘더 큰 일’, 곧 ‘십자가에 매달리시어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닥다리가 되신 사람의 아들’을 보게될 것이라는 약속이 주어집니다(1,50-51).

단순히 아는 것에 대한 증언을 넘어서, 우리도 세례자 요한처럼 예수님을 향한 믿음을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약속이 우리 삶 안에서 성취될 수 있습니다. 그래야 다른 이들에게도 주님의 약속이 이어지고,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신앙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것인지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은 이런 체험을 위해서, 하느님 나라를 살아 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활을 통해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통해, 우리들이 하느님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그 앎이 우리들의 굳건한 믿음으로 변화되어 하느님 나라의 삶을 기쁘게 살아갈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