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공현 대축일

오늘은 아기 예수께서 동방박사를 통하여 공적으로 세상에 드러나신 공현 축일 입니다. 오늘 축일에 담긴 상징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이 모든 사건이 우리 삶 가운데 벌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성서에서 ‘동방’이라는 표현은 특정한 나라 이름이 아니라 모든 나라 사람들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또한 ‘ 박사’라고 번역된 ‘magoi’는 단순한 닥터가 아니라 인생에서 먹고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진리를 찾는 이들, 사람답게 사는 길을 찾는 이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의 별을 보고 경배하러 예루살렘에 왔는데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하고 물으며 예수님을 찾고 있습니다.

아무튼 동방박사들을 예수님께 이끈 것은 별이었습니다. 그 별은 천문학적 현 상을 넘어서서 하느님의 자취를 찾는 사람들이 발견하는 별이고, 천체 망원경 이 아니라 하느님을 체험 하려는 희망과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빛이라 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를 주님께 이끌 별을 발견해 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별은 방안에서는 볼 수 없고 밖으로 나와야 볼 수 있는 것인데,. 자기 중심적 틀 안에서, 이기적 습관을 가지고는 별을 볼 수 없고, 나만 편하자고 남을 무시하거나 언제든 자신의 이익만을 찾는 이에게 별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자기 밖으로 나와서 자신이 아닌 하늘을 보아야 별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고, 그 별을 발견한 다음에는 지금까지 살아온 자기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합니다.

물론 이렇게 별을 따라 떠남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과거의 편안함이 그립기도 하고, 회의에 빠져 마음이 어두울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그렇게 별빛을 따라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하지만, 그들을 이끌던 별이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됩니다. 그들 스스로의 노력으로 추구하던 빛이 사라진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별을 잃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박사들은 성경을 연구한 결과 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베들레헴이란 말씀을 찾아냅니다. 다시 말해 성경 안에서 예수님 탄생지를 찾아낸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아기 예수를 만나기 위해 하느님을 찾는 스스로의 노력, 별빛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성경 말씀이 최종적으로 예수님을 만나도록 우리 길을 비춰 주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생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인생에 있어서 앞이 어두워 지고 앞이 안보이고 지치면 스스로 헤쳐나가기 위해 애쓰다 포기하지 말고, 성경 말씀에서 힘을 얻어 다시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우리 인생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아기 예수를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의 공현축일을 지내면서 우리도 아기 예수께 황금 같은 사랑을 봉헌 하며, 유향 같은 영원을 향한 갈망을 봉헌하고, 몰약처럼 쓰디 쓴 아픔과 상처를 봉헌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주님께서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황금 같은 사랑으로, 지금 여기의 현실을 유향 연기처럼 거룩하게 하시고, 몰약처럼 우리 상처를 말끔히 치유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예수님을 뵙고 이미 천국을 사는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