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가톨릭 신자들을 위한 가톨릭 신학 20: 가톨릭교회의 구성 – 바티칸, 교구, 본당

가장 거대한 두 종교는 그리스도교와 이슬람교인데, 전 세계 그리스도교인은 대략 24억 명, 이슬람교도는 대략 12억 명이라 합니다. 1054년 그리스도교는 동방교회와 서방교회로 나뉘고, 동방교회는 ‘정교회’(Orthodox), 서방은 ‘가톨릭’(Catholic)교회라 부릅니다. 1517년 루터가 촉발한 종교개혁의 영향으로 가톨릭교회의 일부가 ‘개신교회’(Protestant)로 분파합니다. 이슬람교 역시 200여 개의 종파가 있고, 대표적으로 수니파와 시아파 등이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의 공식 명칭은 ‘로마 가톨릭교회’(Ecclesia Catholica Romana)입니다. 전 세계 75억 명 가운데 약 18%에 해당하는 13억 3천만 명(2020 교황청 연감 참조)이 속한 최대 규모의 종교이자, 그리스도교 교파 중에서도 최대입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12사도를 뽑으셨고, 베드로 위에 교회를 세우셨는데, 이 교회가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은 이 교회를 계승하여 책임져 왔습니다. 따라서 가톨릭교회는 예수님이 직접 세우신 교회이고, 가장 오래된 그리스도의 교회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중앙집권적 구조입니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을 중심으로, 교황이 직접 임명한 주교들에게 교구와 교회가 맡겨집니다. 교황은 로마 교구의 교구장이고 동시에 가톨릭교회 전체의 영적 지도자이며, 그리스도의 대리자, 하느님의 종들의 종, 흔하게는 Papa(파파) 등으로 불립니다. 우리나라, 일본, 중국에서는 ‘교황’(敎皇)이라는 호칭이 일반적인데, 이 단어가 중세 황제 느낌이 나기에, 대만과 홍콩에서 부르는 것처럼 ‘교종’(敎宗)으로 부르자고 주장하는 분도 있지만, 사실 별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교구’(敎區)란 가톨릭교회를 지역으로 구분하는 단위이고, 교회의 행정구역인데, 주교가 관할하며, ‘지역 교회’라고도 합니다. 교구는 신자들의 공동체인 ‘본당’(개별 성당)들이 모여 이루어집니다. 성당, 본당, 교회는 에클레시아(Ecclesia)라는 라틴어를 번역한 것으로, 모두 비슷한 의미입니다. 굳이 구분한다면 미사 드리는 건물을 가리킬 때 성당이라 하고, ‘천주교 00동성당’이라 표기합니다. 본당은 신자들의 공동체, 사제가 상주하는 행정 구역상 교회 단위를 의미합니다. 교회는 가장 넓은 의미로, ‘하느님이 불러 모은 사람들의 모임’, ‘하느님 백성’, ‘그리스도의 몸’ 등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신앙 공동체를 포괄하는 단어입니다.

 

교회란 무엇인가? 무엇이어야 하는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를 하느님 백성이자, 그리스도의 몸이며, 구원의 보편적 성사라 합니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하느님 백성’입니다. 교회의 주인은 언제나 하느님이시고, 교회의 중심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따라서 교회가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하느님의 은총 전달, 즉 예수 그리스도를 ‘지금 여기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성사를 통해 ‘그리스도 현존의 현재화’를 실현하기에, 매일 성당의 제대 위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재현하는 성체성사는 교회의 핵심이고 중심입니다.

 

조한규베네딕토 신부 | 가톨릭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출처: 서울주보 제4면 (2022. 06. 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