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인 요셉 신부님 영명축일 축하

3월 19일(토) 영명축일을 맞으시는 안상인 요셉 신부님을 축하해 드리기 위해 오늘 교중미사 중 조촐한 행사를 가졌습니다. 안상인 신부님께서는 올해로 사제 생활 56년 째인 원로로서 많은 후배 사제들의 귀감이 되시는 분입니다.

미사에 앞서 고석준 아우구스티노 주임신부님께서 안상인 요셉 신부님이 손님이 아니라 ‘가족’으로 우리 본당에 오셨음을 기쁘게 전하고 계십니다.
박유민 세례자요한 보좌신부님의 주례로 세 분이 미사를 공동 집전하고 계십니다.

1939년생이신 신부님께서는 1966년 사제 수품 후 신당동성당과 대방동성당의 보좌신부로, 동두천성당과 대치동성당 등에서는 주임신부로 봉직하셨습니다. 이외에 교구 사목국장, 세나뚜스 지도신부, 뉴욕 퀸즈한인성당 주임신부와 평화신문 미주지사장을 역임하셨으며, 북한의 국수공장 설립과 운영을 지원하기도 하셨습니다. 특히 흑석동성당 주임사제로 계실 때에는 숱한 시련을 이겨내고 성당 내 봉안당을 성공적으로 건립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제대 가운데의 안상인 요셉 신부님

2009년 은퇴하신 후, 건강에 도움을 주는 수경요법을 전파하고, 철사로 손수 만드신 십자가 소품들을 활용해 멕시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의 선교 및 후원 활동을 지속해 오고 계십니다. 특히 지난 1월 2일 본당 재건축을 앞두고 현 성전에서 봉헌한 마지막 미사 후 미국에서 모은 선교 후원금 290만 원을 반포성당 건축기금으로 주셨습니다.

축하 행사 진행을 맡으신 최태교 안드레아 총무단장 겸 전례분과장님
제단에서 내려와 통로 중앙으로 이동하시는 안상인 신부님

이준영 알베르토 총회장님과 한지은 데레사 어르신분과장님이 본당 교우들을 대표해 안상인 신부님께 선물과 꽃다발을 드렸습니다.

선물 증정
꽃다발 전달
악수를 청하시는 안상인 요셉 신부님

안상인 신부님께서는 “그동안 멕시코와 동남아 등지에 선교를 다니느라 영명축일 축하를 받은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오늘 반포성당에서 이렇게 축하를 받으니 교우들과 신부님께 감사하다”는 인사의 말씀을 먼저 하셨습니다. 이어서 작년 12월, 가족들이 마련해 준 사제 서품 55주년 기념식에서 “이제 그만 쉬시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나는 끝까지 움직이며 감사의 마음을 행동으로 실천하고 봉사자로서 다른 분들에게 도움을 주며 살겠다”고 다짐하셨다는 말씀도 전하셨습니다.

고석준 주임신부님께서 강론을 부탁하셨지만 ‘늙어서 말이 많으면 안된다’고 거절하시고는 짧은 인사말로 대신하고 계시는 안상인 신부님

신부님께서는 특히 ‘감사야말로 우리의 의무요, 구원의 길’임을 강조하시면서 1998년 무인년 새해에 평화신문 미주지사장으로 신문에 기고하셨던 ‘호랑이띠 해에 우리가 생각할 것’의 한 구절을 인용하셨습니다.

 

열심한 신자가 산중에서 호랑이를 만났습니다. “주님 살려 주십시오.” 간절히 기도했으나 그는 호랑이에 잡아먹혀 천국에 갔습니다. 그가 하느님께 “왜 저를 죽게하셨는지요” 하고 여쭙자 하느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답니다. “너는 ‘살려달라’는 간절한 청원의 기도를 했으나 호랑이는 ‘먹을 걸 주셔서 감사하다’는 감사의 기도를 했다. 나는 청원 기도보다는 감사 기도를 더 좋아한단다.”

평생을 지켜오신 신부님의 꼿꼿함을 보며 신앙인으로서 지녀야 할 자세를 배웁니다.

올바른 기도와 신앙 생활을 위해 무엇을 지향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 짧은 예화를 통해 사순 제2주일을 보내는 ‘나’를 되돌아봅니다. 축일을 축하해 드린다고 하면서 오히려 더 큰 말씀 선물을 받게해 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립니다. 안경 속에서 반짝이는 신부님의 명징한 눈빛과 함께 ‘감사하는 일상’의 메시지를 두고두고 기억할 것 같습니다.

 

안상인 요셉 신부님, 영육으로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