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고친 성물은 다시 축복을 받아야 할까요?

물론 성물도 고칠 수 있습니다. 축복받은 성전도 언젠가 리모델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질문에 대한 답은 리모델링한 성전에서 다시금 축성식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여러분의 경험에 이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묵주의 끈이 떨어진 정도의 파손이라면 고쳐서 다시 축복받고 써도 됩니다.

 

성물을 고치고 다시 축복을 받는 것은 해당 성물로 신앙생활을 이어나갈 여러분을 향한 사제의 지지와 격려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제는 성물을 축복하며 해당 성물을 식별하기도 합니다. 가령, 묵주에 그리스도교적 신앙의 전통에 위배되는 상징물이 달려 있다던가, 묵주의 구성이 10알씩 이어나가는 전통적인 구성과 완전히 다르다면 축복을 거부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사제에게 성물을 축복을 받는다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온전한 신앙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에 대한 확인이자, 지지와 격려이기도 한 것입니다. 그러니, 성물 축복을 계기로 사제들을 더 자주 만나며 신앙 안에서의 일치와 친교를 누리시길 권고드려 봅니다.

 

단, 이때 축복을 다시 받는다고 해서, 축복이 중첩되어 효과가 누적된다는 식의 생각은 곤란하다는 것도 함께 말씀드립니다. 여러 명의 사제에게 축복을 거듭받는다고 은총이 배가되지는 않습니다. 축복의 은총은 결국 하느님께로부터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같은 성물에 특별한 이유 없이 축복을 여러 차례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도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출처: 가톨릭교리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2021. 0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