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자들께 드리는 말씀 – 210720]

반포성당 예비 신자께 드립니다. 2021년 7월 20일.

 

오늘이 화요일이라 오후 들어 더욱 마음이 아립니다.

저녁에 예비 신자들을 모시기 위해 마음이 부풀고 챙길 일도 많을 시간이지만,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멈추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디 코로나에서 안전하시고 폭염 속에서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신규 확진자의 수는 좀처럼 1,000명 아래로 내려오지 않고, 휴가 방학 철의 시작과 겹쳐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편, 솔깃하게 들리는 소식도 있습니다. 비대면 예배를 매우 어렵게 받아들이는 일부 종교 교단에서 지금 시행하는 방역조치를 정부가 재고해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므로, 어쩌면, 오는 7월 26일부터는 정원의 10% 이내에서 대면 예배를 허용할지 모른다는 소식입니다. 저는 지금의 거리두기가 절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10% 이내에서 라도 교우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면 몹시 기쁘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성전은 정원 650명이므로 65명 이내에서 모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선 화요일 저녁마다 다시 예비 신자 교리 시간을 재개할 생각입니다. 반포성당은 그동안 가장 철저하게 모임 전 방역 절차를 밟고, 모임 후 소독 작업을 시행하였습니다. 이런 마음을 더 조여서 예비 신자 여러분과 봉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다시 모이더라도, 7월 26일부터 예정된 면담 일정은 일단 취소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직 12월로 예정된 세례식까지 시간이 있으므로, 이런 분위기에서 눈치 보고 마음 조리며 면담을 갖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면담 이후에 이어질 친교 모임도 무기한 연기합니다.

 

물론 이런 말씀은 행여나, 7월 26일부터 정원의 10% 이내 대면 예배가 허용되는 것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제발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안전이므로, 어떤 조치가 내리더라도 정부의 방침을 따르고 최대한 협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적으로 고통 받는 많은 분들, 갈팡질팡 힘들어하는 학생들, 결혼식을 망설이는 젊은이들, 임종을 앞두고도 가족을 만나기 어려운 분들과 장례조차 제대로 치르지 못해 더욱 슬픈 분들, 그리고 의료진들과 국군 장병들과 소방대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마리스텔라 수녀님과 봉사자들과 마음을 합하여, 매일 사제관에서 외롭게 봉헌하는 미사 중에,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반포성당 사제관에서, 고석준 신부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