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우리 집 애완동물이 세례를 받게 하고 싶어요! 방법이 없을까요?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동물은 세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아직 세례를 받지 아니한 모든 사람만이 세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교회법 864조 1항).

 

애완동물을 사랑하시는 분들께는 섭섭하게 들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례를 받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자연스러운 귀결입니다. 세례를 받는 이유는 죄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교회법 849조). 그런데 교회에서 말하는 죄는 엄밀히 말해, 사람만 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죄란 진리와 이성과 양심을 거스르는 잘못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849항). 자유의지 없이 비이성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물의 행동을 교회가 말하는 죄의 범주로 재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가령, 애완동물이 이유 없이 주인을 향해 짖거나 이웃 주민을 깨물었다고 해도, 교회에서 가르치는 의미의 ‘죄’를 지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셈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동물은 세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세례를 못 받는다는 가르침이 동물들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벗어나 있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세례는 받을 수 없지만, 하느님의 이름으로 축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동기 신부가 애완동물 축복식을 하겠다고 주보에 냈더니, 수많은 종류의 진귀한 애완동물들이 성전에 속속 모여들어 장관을 이뤘다고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온갖 동물과 더불어 하느님께 기쁘게 나아가는 것. 그것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가톨릭교리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2021.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