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천주교 신자로서 유아세례는 꼭 해야 하는 건가요?

종종 어떤 분들은 ‘아이가 나중에 스스로 종교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하시며, ‘종교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싶어 하십니다. 하지만, 이 문제의 주제를 교육으로 치환하여 놓고 보면 답은 좀 더 분명해집니다. 그 어떤 부모님도 아이가 교육을 받을지 말지 스스로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그것은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방관에 가까워질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아이를 신앙 없이 키우는 것을 ‘자유’라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안에는 이미 ‘신앙은 중요하지 않다’는 부모의 가치관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물론 개인적인 결단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과 함께할 때 비로소 그 가능성은 현실로 개화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은 홀로 만들어나가는 노력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의 신앙과 함께하면서 시작되고 자라나게 됩니다. 유아 세례는 바로 이러한 신앙의 공동체성 안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 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유아 세례 예식서도 이러한 의미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예식서는 어린이에게 직접 질문을 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현행 예식서(2018년 발행)는 부모에게 묻습니다. “이 아이를 위하여 하느님의 교회에서 무엇을 청합니까?” 이 같은 질문은 유아 세례가 어린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부모가 신앙으로 수행해야 하는 부모의 몫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위의 맥락에 따라, 이번에 주신 질문에 대한 답을 교회법 조항 그대로 분명하게 전해드릴 수 있겠습니다. “부모는 아기들이 태어난 후 몇 주 내에 세례받도록 힘써야 할 의무가 있다.”(교회법 867조 1항)

 

출처: 가톨릭교리상식 무엇이든 물어보세요!(2021. 03.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