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형 프란치스코 요셉회 회장]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가”

지난 2002년~2003년 제9대 사목회 총회장을 역임하셨고, 반포성당 설립 때부터 교우로서 활동하고 계신 김효형 프란치스코 요셉회 회장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프란치스코 회장님~

지난 긴 시간 동안 회장님의 삶으로 반포성당 공동체의 역사를 품고 계심에, 고개 숙여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우리가 계속 기록하고 보존해 나가야 할 소중한 하느님의 반포성당 역사는, 오늘 회장님께서 생생하게 들려주시는 모범된 신앙의 발자취를 그대로 따라갈 것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 회장님께 한가지씩 질문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프란치스코 어르신께 하느님 이야기, 성당 이야기 들을 준비를 하고, 바싹 다가가 앉겠습니다.

 

▶  2006년에 발간된 그리스도왕 3호에서 회장님께서 쓰신 <반포성당 초기 교우들의 영성과 상징물들> 기사를 읽었습니다. 글을 통해, 반포성당의 역사와 우리 성당의 주보로서 ‘왕이신 그리스도’를 모신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반포성당만의 ‘그리스도 왕국’ 영성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우리 반포 본당은 다른 본당처럼 성모님이나 수호성인을 주보로 모시지 않고, 왜 부활하신 그리스도 왕국을 주보 영성으로 삼고 출발했는가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대로 이어오는 명문 가문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이 있고, 이스라엘 민족처럼 한 민족을 이루는 뿌리에는 그 민족만의 민족정신이 살아 움직일 때 그 민족도 중흥할 수 있듯이, 영성이란 일시적이 아니라 진화하는 연속성을 가질 때 영성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영성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정신이라고도 말합니다.

 

당시 반포성당의 출발은 강남지역을 대표했던 서초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세워지는 교회로서의 사명을 안고 이곳에 그리스도 왕국을 세우고, 우리들은 그 용맹한 군사가 되어 그리스도 왕국의 영토를 넓히고 지키는 사도로서의 영성을 안고 출발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수난받으실 때의 사도들은 겁을 먹고 흩어지거나, 베드로는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서야 예수님을 배반했던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나약한 사도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는 용맹한 사도가 되었듯이 우리도 부활하신 그리스도 왕국을 지키는 용맹한 그리스도의 군사임을 일깨우기 위해서, 지금 성당 천정에 설치되어 있는 십자가 자리에는 3대 주임신부님이셨던 나상조 신부님 때까지만 해도 승천하시는 듯한 예수님의 부활 상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  현재 요셉회 회장 봉사를 맡으셔서 많은 어려움 중에 요셉회를 위해 헌신하고 계십니다. 현재는 코로나19 감염증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없지만, 향후 요셉회의 방향에 대해 회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본당에서 제일 먼저 생긴 남성 활동 단체로는 30~40대 남성 단체인 명도회가 첫출발인 것으로 압니다. 아마 요셉회도 정식명칭은 아니었지만, 그때부터 5~6명의 모임으로 시작한 단체입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인 신자도 증가함에 따라 한때는 40~50명의 단체로까지 발전했었으나, 주변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이사를 간 회원도 많고, 또 이로 인해 새로 유입되는 회원은 적어지면서 이제는 보통 70~80대 이상의 회원들로 구성되다 보니, 임원도 선출할 수 없을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코로나19가 엄습하여 서로가 격리되어 사람의 정이 그리울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늙어갈수록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벗을 갖고 있는 이가 제일 행복한 노인이라고 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이나 학식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노후에는 건강과 마음을 터놓고 나눌 수 있는 벗이 가장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합니다

 

아무쪼록 건강 잘 보존하시어 앞으로 코로나19가 걷히고 나면 매달 모임을 통하여, 친교로 이웃을 만들고, 함께 성지순례도 다니고, 회원 중 아픈 이가 생기면 함께 위로 방문도 다니면서 요셉회가 서로를 도울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어 드릴 터이니, 지금의 답답함을 조금만 더 참아 주시기 바랍니다. 금년부터는 본당에서도 어르신분과를 통하여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에 큰 기대를 해봅니다.

 

김효형 프란치스코 요셉회 회장님! 어르신의 기억과 지혜를 손자녀 세대에게 정성을 다해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회장님, 반포성당 공동체에서 그동안 어떤 봉사를 맡아서 해 주셨나요?

 

 제가 본당에서 처음으로 봉사를 시작한 것은 초대 주임신부님이셨던 박병윤 토마스 신부님 때 전례 해설 봉사였습니다. 2대 주임신부님이셨던 김영일 발타사르 신부님부터 3대 나상조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전반부까지 7년간은 전레분과 위원장으로 봉사했습니다. 당시 김영일 발타사르 신부님과 나상조 아우구스티노 신부님 때까지는 방배동 본당, 서초 본당, 잠원동 본당이 분당 된 시절이어서, 그때마다 전례 봉사자를 양성해야 하는 임무 때문에 7년간을 전례분과 위원장으로 봉사하게 된 것입니다. 특히 김영일 신부님 때는 전례기도 봉사반(부부전례독서단)을 처음으로 만들었고, 또 그때까지는 남성 레지오가 없었기 때문에 전례기도반(부부전례독서단) 각 팀 조장들을 단원으로 하여 반포 본당 남성 첫 쁘레시디움인 상아탑 창설에 참여하여, 상아탑에서 첫 번째로 분단된 쁘레시디움인 구원의 협조자 단장도 맡게 되어 매우 분주한 시절이 었습니다.

 

그 후 나상조 아우구스티노 주임신부님 후반부에는 사목협의회 총무로 봉사하다가 4대 주임신부님이신 박신언 라파엘 몬시뇰 때부터 5대 주임신부님이신 안경렬 몬시뇰 전반부 때까지는 사목협의회 부회장으로 봉사했습니다. 부회장 임기가 끝난 후, 안경렬 몬시뇰의 지시에 의해 40~50대 형제들 모임 단체인 성지회를 일으켜 보라는 말씀에 따라, 성지회 회장을 맡아 한때 회원 수 180명 정도까지 활기찬 단체로 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이어서 5대 주임신부님이신 한정관 바오로 신부님 때는 사목협의회 부회장에 이어서 총회장으로 사목협의회 봉사를 했었습니다. 7대 주임신부님이신 박선용 바오로 신부님 때는 12구역 남성 구역장으로, 8대 장강택 신부님 때는 12구역 남성들을 중심으로 한 사도들의 모후 쁘레시디움을 창설하여 단장으로 다시 레지오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는 레지오 활동과 연령회 봉사로 봉사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사목협의회 봉사의 임기가 끝날 때마다, 그 사이사이에 2대 성찬 봉사회 회장, 13대 성찬 봉사회 회장, 요셉회 회장, 성지회 회장, 레지오, 구역장 등 본당의 신심 또는 활동단체에서 쉬지 않고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기에, 반포성당 40년의 그간의 여정은 바로 은총의 시간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이제 제 나이도 80 중반으로 향하고 있기에, 함께 봉사하고 있는 레지오 단원들이나 연령회 회원들께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됩니다.

 

▶  봉사 활동 중 가장 기쁘셨던 때와 보람을 느끼셨을 때는 언제이셨나요?

 

 서울대교구에서 처음으로 열린 혼성합창단 경연대회에 단원으로 참여했었습니다. 이 때 우리 반포성당이 우승을 했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배려로 국립극장에서 특별공연을 했었습니다. 처음 무대에 섰던 그 순간이 세월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선명합니다.

 

김영일 신부님 때, 미리내 성지순례 전례 위원장을 맡아서 6개월 동안 홍보를 하며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버스 70대에 교우 2,550명이 참여하였고, 김수환 추기경님 미사 집전으로 행사를 수행했던 보람된 봉사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  영성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기도’에 대한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그동안의 기도 체험을 바탕으로, 인생 여정과 연령대에 따라 변화되어왔던 기도에 대한 이해를 나눠 주시면, 늘 변함없으신 하느님을 만나고자 하는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

 

 영성 생활이라 함은 매일 매일의 삶이 하느님께 가까워지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자신의 위치를 계속 반복된 회개의 삶을 통해 하느님께로 향하는 삶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삶을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내려놓고 조금씩이나마 나를 비워가면서 그 비운 공간을 하느님께 내어 드리는 삶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삶은 감히 제가 말할 입장은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기도란 기다림과 인내를 키우는, 그래서 나 스스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시키는 시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난 40년간 과거를 되돌아보면 크고 작은 시련을 겪을 때마다 하느님께 매달려 간절한 기도를 드리곤 했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다 들어주시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쉬지 않고 열심히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별로 하느님께서 제 소원을 들어 주시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그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그때마다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시련을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은 주신다는 것을 그간의 체험을 통하여 알게 됐습니다.

 

구약 성경에서도 40년 동안이나 광야를 헤매면서 울부짖는 이스라엘 백성을 보시고 “주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약속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주님께서 너희를 인도하시는 방법을 기억하라” 하시면서 “너희가 자신을 낮추고 주님의 계명을 지키고 있는지 지키고 있지 않은지 너희 마음속을 알아보려고 시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기도는 준비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는 아침, 저녁으로 30분씩 할애하여 묵주기도 20단씩 40단을 거의 매일 바치고 있습니다. 그것도 그냥 부담을 갖지 않고 편안하게, 어떤 때는 그간 나의 삶에 도움을 주셨던 분들을 위해, 어떤 때는 간절한 제 소원을 성모님께 의탁하기도 합니다. 각 신비의 단마다 성모님과 함께 예수님의 탄생과 공생활에 동참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에 함께 참여하면서 기도를 드리고 나면, 모든 것을 잊고 편안함을 느끼는 때가 많습니다.

 

프란치스코 어르신과 늘 함께하는 묵주

 

▶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찾으며,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고자 노력하지만, 실천이 쉽지는 않습니다. 하느님의 영

광을 위해 일해오신 꾸준함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공사장 같은 곳에서 파이프 세 가닥을 묶어놓고 새 기둥을 삼각으로 벌린 후, 그 꼭짓점에 체인블록을 걸쳐서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리는 장면을 보셨을 줄 압니다. 이때 삼발이의 세 다리의 길이가 일정해야만 삼발이가 안전하듯이, 신앙생활에 있어서도 信, 望, 愛가 잘 균형을 이룰 때 안정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하느님께로 향한 희망, 그리고 사랑의 실천, 이 3가지가 잘 균형을 이룰 때, 신앙생활도 안정됨을 이룰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은 일주일에 한 번 또는 몇 번이고 가능한 횟수를 정해 놓고 평일 미사에 참여하면서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로 향한 희망을 위해서는 매일 매일 자신이 할 수 있을 만큼의 묵주기도나 성서 봉독을 정해 놓고 수행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사랑의 실천을 위해서는 본당의 봉사단체나 신심 단체에 가입하여 꾸준함을 유지할 때, 세 다리가 안정된 삼발이가 되어 信, 望, 愛의 균형 있는 신앙생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반포성당에서 40여 년 동안 많은 시련도 있었지만 기쁘게 살 수 있었던 것은 사목회, 레지오, 연령회 등 무슨 단체든 꼭 한 곳 이상에 적을 두고 평일 미사와 묵주기도와 봉사 생활을 균형 있게 유지하려 노력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회장님, 요즘 하느님께 가장 감사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어떤 점인지요.

 

 요즘 나이가 점점 들다 보니 고등학교 동창생들끼리 그룹별 또는 동기회 모임을 코로나19 이전까지는 자주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나이 들다 보니 젊은 시절과 달리 서로 엇비슷해지는 점들이 많아지는데 재산이 많거나 적거나, 고등학교만 졸업한 친구나, 박사학위 친구나, 또는 젊은 시절의 사회적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다 서로가 비슷비슷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단지 건강하거나 가깝게 지내는 말벗이 많은 친구들이 부러움을 사고, 또 이들이 노년을 즐겁게 사는 것을 보게 됩니다.

 

기도와 미사 참여와 봉사 생활로 그간 信, 望, 愛의 균형 잡힌 생활을 위해 노력한 덕에, 신앙을 갖지 않은 친구들에 비해 건강하고 할 일이 많고(봉사) 노후의 시간을 즐겁게 아껴 쓰려는 제 자신을 생각해 볼 때, 하느님께로부터 많은 은혜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  미래를 위해 현재의 반포성당 공동체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간 인류의 역사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흑사병, 독감, 메르스 등 그때마다 인류사회뿐만 아니라 교회도 많은 영향을 받고 변화되곤 했었습니다. 더욱이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인공지능의 생활화와 더불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의 생활은 조만간 정상화 되겠지만, 그간의 비대면의 영향으로 많은 쉬는 교우가 생겼으리라 예측됩니다. 앞으로 우리 공동체는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되는 쉬는 교우를 다시 교회 안으로 불러오기 위한 사목 방향 연구를 하고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현재의 반포성당 공동체 봉사자들에게 봉사자로서의 책임감 혹은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봉사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 그 해답을 주님께 물어보아 답을 찾는 노력을 계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가끔 가던 길을 잃거나 실타래가 엉킬 때,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처음 출발점에 서게 되면 목적지로 향하는 길을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헝클어진 실타래 뭉치도 실의 끄트머리를 찾아내어 한겹 한겹 풀다 보면 풀 수가 있는 이치라 하겠습니다.

 

지금의 이 어려운 환경도 우리 본당의 영성을 찾을 수 있는 초기의 영성으로 돌아가보면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 왕국을 확장하고, 지켜내는 용맹한 군사로서의 사명을 영성으로 갖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살아 계실 때의 우유부단하고 겁 많던 사도들도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는 그리스도 왕국을 확장하고 지키는 용맹한 사도가 되었듯이, 우리 봉사자분들도 한분 한분들 모두가 부활하신 그리스도 왕국을 지키는 용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봉사하실 때, 분명 우리 그리스도 왕국도 더욱 강대해지리라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반포성당 교우들에게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편하게 해 주세요. 회장님의 귀한 말씀을 마음에 고이 담고 행복한 반포성당 공동체를 만들어가도록 저희 모두 노력하겠습니다.

 

 제가 반포지역을 떠나지 못하고 40여 년을 이곳에 사는 이유는 반포성당을 떠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성당에 올 때마다 반포성당의 영성을 떠올리면서 미사에 참례할 때면 어느 성당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성당에 들어올 때면 지붕 위의 닭을 보면서 베드로 사도의 참회의 눈물을 연상하게 합니다. 성당 마당에 들어서면 성모님께서 아기 예수님을 안고 반겨주십니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를 보면, 조그만 선물이라도 준비해야 하는데 깜박 잊고, 성모님께 청원 기도만 바치는 제 자신이 부끄럽게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음번에 뵈올 때는 짤막한 가족을 위한 기도나 좀 더 열심한 정성을 아기 예수님께 선물로 드려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이제 성당 안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둥근 모양의 아주 가깝게 그리고 제대 높이도 나지막한 모습은, 우리 모두가 주님의 식탁에 초대받아 예수님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앉은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미사 때 천정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하여 오색창연하게 비쳐지는 색깔은, 주님의 은총은 하나이면서도 이 은총이 각자에게 여러가지 형태의 은혜로 내려주시며 우리 안에서 부활하시는 예수님을 뵈옵는 듯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새 성전이 건립될 때는 또 이 시대에 맞는 영성을 느낄 수 있는 성당을 기대하게 됩니다. 신앙은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미사참례나 기도 생활도 약간의 결심과 용기를 낼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행복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성모님 품에 안겨 계신 아기예수님께 정성과 기도를 드리고나서

 

짤막한 인터뷰 질문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봉사 경험과 충만한 신앙의 삶을 진솔하게 긴 글로 들려주신 김효형 프란치스코 요셉회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1년 1월 21일 10시 미사 후, 이미 서면으로 받은 인터뷰 내용을 가지고, 어르신과 잠시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특별한 만남의 시간 동안, 어르신께서는 반포 본당 공동체의 역사를 자상하게 부연 설명해 주시고, 교우들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믿음은 경험과 삶의 결실이며, 이는 삶을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이끌어 주심을, 어르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르신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속으로 되뇌어보았습니다. ‘나는 무엇하는 사람인가?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하고 있는가?’ 어르신께서 던져 주신 이 질문을 통해, 우리 모두 삶을 새로 발견하고, 긴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인터뷰 진행 및 글: 한지은 데레사(사목협의회 어르신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