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안에서 사랑합니다.
사랑하는 반포성당 공동체 가족들에게
처음 이 성당에 부임하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드려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참으로 많은 은총을 받았고,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이 40년간의 제 사제 생활에서 매우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그 동안 하느님께서 우리 본당 공동체에 허락하신 은총과 기적 같은 변화들을 떠올리며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반포성당은 재건축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공동체가 다시 하나로 서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에서 여러분과 함께 그 기초를 다졌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했던 지난 시간은 단순한 ‘사목’이 아니라 우리 반포 성당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위대한 여정’이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여러분과 함께하면서, 건축적 의미의 성전보다 더 소중한 것이 하느님의 집인 이 공동체라는 사실을 더욱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반포성당은 어느 성당과 견주어 보아도 뒤지지 않는,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다시 건강한 공동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재건축이 당장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저 역시 남아서 끝까지 결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없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여정이 여기까지임을 믿고 기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이제 반포성당의 새로운 여정은 하느님께서 역사하시어 반포성당으로 이끄시는 김 철현 도미니코사비오 주임신부님과 함께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새 주임신부님을 모시고 새롭게 약동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게 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가 본당을 떠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이 본당을 지켜온 여러분의 신앙과 사랑은 여기서 더 깊어지고,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다양한 변화 속에서도 반포성당이 더욱 성숙한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저는 반포성당에서의 사목생활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힘들었지만, 그보다 더 깊은 감동과 은총이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반포성당이 앞으로도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공동체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 확신하며, 기도 속에서 항상 함께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사랑으로 저를 맞아주셨고, 함께해 주셨던 모든 신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사적이든 사목 활동 안에서든 저로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두 손을 모아 성령의 위로를 통하여 영적으로 치유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이제 제가 본당을 떠난 후에도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늘 하나의 공동체임을 기억하며, 기도로 늘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반포 성당 신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