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지붕위의 수탉…

반포 성당 지붕 위의 수탉, 그 깊은 상징성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반포 성당 지붕 위의 수탉은 단순한 종교적 장식이 아닙니다. 이는 오랜 그리스도교 전통 속에서 이어 내려 온 많은 의미를 지닌 중요한 상징입니다.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의 여러 교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이 수탉은 종종 풍향계와 함께 교회 첨탑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럼, 성당 지붕 위에 왜 수탉이 올려졌을까요? 우리는 그 상징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베드로의 회개와 신앙의 상징입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라고 예언하셨습니다. 그 예언은 베드로의 배신과, 이후 그의 깊은 회개로 이어졌습니다. 수탉은 이 사건을 상기시키며, 우리에게 신앙의 길에서 오만하지 말고 끊임없이 회개하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줍니다. 교회는 이 상징을 통해 신자들이 늘 깨어있고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둘째, 수탉은 새로운 날의 시작, 부활의 상징입니다. 수탉은 어둠을 몰아내고 새벽을 알리는 동물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는 이 수탉의 역할을 그리스도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심으로써 새로운 날을 열어주신 상징으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성당 첨탑 위의 수탉은 어둠을 물리치고 빛을 가져다 주시는 그리스도의 승리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부활의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주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셋째, 수탉은 깨어 경계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상징합니다. “깨어 있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생활 속에서 늘 경계하며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그리스도인들은 닭 울음소리를 듣고 아침 기도를 시작하곤 했습니다. 지금은 휴대폰의 알람 소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지만, 여전히 수탉은 신앙인들에게 깨어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풍향계 위에 자리 잡은 수탉은 세상의 방향을 경계하며 그리스도의 길을 따르는 이들에게 신앙의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탉은 교회의 덕목과 공동체의 정신을 나타냅니다. 수탉은 용감하고 경계심이 강하며 자존심이 강한 동물입니다. 교회는 이러한 수탉의 속성들을 교회의 본보기가 되는 덕목으로 삼고, 신자들이 수탉처럼 신앙 안에서 용감하고 경계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렇듯 수탉은 단순한 동물이 아닌, 그리스도교 신앙의 여러 상징을 담고 있습니다. 성당 지붕 위의 수탉은 우리에게 회개, 부활, 깨어 있음, 그리고 신앙의 용기를 상기시키는 소중한 표징입니다. 성 베드로 사도와 연결된 이 상징을 통해, 우리는 늘 깨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우리 신앙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반포 성당의 설계는 유희준 비오 형제님이 대표를 맡았기에 아마도 이러한 성서적, 교회론적 의미와 상징을 토대로 작업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설계자나 건축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빛을 따르는 길을 제시하셨습니다. 50년 동안 반포 성당 지붕 위의 수탉은 그 길에서 우리의 신앙을 지켜주며, 언제나 경계하고 깨어 있는 삶을 살아가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하고 있습니다.